사랑

Jeff2 2006. 7. 19. 21:23
   
           사랑
 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- 김 용 택 -
   
  당신과 헤어지고 보낸 지난 몇 개월은 
  어디다 마음 둘 데 없어 
  몹시 괴로운 날들이었습니다.
   
  현실에서 가능할 수 있는 것들을 
  현실에서 해결하지 못하는 
  우리 두 마음이 답답했습니다.
   
  하지만 지금은 
  당신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
 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잊을 것은 잊어야겠지요.
  그래도 마음속의 아픔은 어찌하지 못합니다.
   
  계절이 옮아가고 있듯이 
  제 마음도 어디론가 옮겨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. 
  추운 겨울의 끝에서 희망의 파란 봄이 
  우리 몰래 우리 세상에 오듯이 
  우리들의 보리들이 파래지고 
  어디선가 또 새 풀들이 돋겠지요.
   
  이제 생각해보면 
  당신도 이 세상의 하고많은 사람들 중의 한 사람이었습니다.
  당신을 잊으려 노력한 지난 몇 개월 동안 
  아픔은 컸으나 세상은 더 넓어져
  세상만사가 다 보이고 
  사람들의 몸짓 하나 하나가 
  다 이뻐보이고 소중하게 다가오며
  내가 많이도 세상을 살아낸 어른이 된 것 같습니다.
   
  당신과 만남으로 하여 
  세상에 벌어지는 일들이 
  모두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,
 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을 고맙게 배웠습니다.
   
  당신의 마음을 애틋이 사랑하듯 
  사람 사는 세상을 사랑합니다.
   
  길가의 풀꽃 하나만 봐도 
  당신으로 이어지던 날들과 
 

당신의 어깨에

내 머리를 얹은 어느 날 

  잔잔한 바다로 지는 해와 함께 
  우리 둘인 참 좋았습니다.
   
  이봄은 따로따로 봄이겠지요.
  그러나 다 내조국 산천의 아픈 한 봄입니다.  
  행복하시길 빕니다.
  안녕.
   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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