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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Barbara Cole

Jeff2 2005. 11. 18. 13:19
 


Barbara Cole

 
새 집으로 이사하면서 아내와 신경전이 잦아졌다.  늘푼수 라고는 없는 사람, 
내다 버리면 주워 들이고 새 걸로 사자면 그냥 없는 대로 살잔다. 
인생이 뭐 그리 긴 줄 아느냐고, 지지리 궁상이나 떨다 가면 누가 상장 주느냐고, 
더러는 칼날을 세워 모처럼 부풀어오른 아내의 꽃망울을 무참히 잘라버렸다. 
처음 빈주먹 하나로 시작할 땐 부러울 게 없었는데, 열서너 평 임대아파트 하나 
걸려 천하 재벌들 다 눈 아래로 보였는데, 금쪽같은 어린것들 낳아 기르며  아, 
마음 넘치게 갈 줄 알았는데,  어느새 불어난 욕심주머니 채울 수 없다
굽은 등판에 덩그렇게 집 한 채 지고. 
고증식 -  <소라게> 전문 



우리도 더러 파티에 초대될 때가 있지요마는 
파티는 잘나가다 뒤집어 섞는 화투 같아요

승강기에 오를 때부터 걸음이 엉키고, 천장의 눈을 찌를 듯한 불빛, 
숨긴 죄까지 들추어낼 듯 자꾸 끌어내리다가 
칵테일 잔을 떨어뜨린 건 괜찮다 치구요 
흐름을 못 짚어 테이블 보에 걸린 것도 괜찮다 칩시다 .
페니스 바람 빠지듯 조명 꺼지고 나면 
황금마차는 호박이 되는 것
 평범한 부부들  돌아오는 차 속에서
  누구 먼저랄 거 없이 쌈이 벌어지지요 
허망함이 화풀이를 불러오는 그런 거 
파티는 언제나 꿈이고
연하의 남편이며 현실은 설거지 가득 쌓인 싱크대 
말하자면 쌈박질은
꿈에서 현실로 내려오기 위해 필요한 사닥다리 같은 것,
 
 소리치지 마세요 
우리는 결국 적응하잖아요 
파티에서 돌아와 통통 부은 발 주무르며 퍼질러 앉아
대뜸 식은 밥 한술에 신김치 걸쳐 뚝딱 해내는 늦은 밤, 
끄윽, 트림으로 펴지는 밤인걸요
봄밤인걸요 
파티, 좋아하나요 - 이규리



생활이 지루해질 쯤이면 바람이 불고 
쓸쓸해져 목 메일 때쯤 흰 눈이 내리고 
담담하게 일에 몰두할 때쯤 산벚꽃 나무가 바람을 안고 흩날린다 
그렇게 단순하게  단순하게 봄날이 간다 
그렇게 단순하게 - 신현림

쇼팽 - 녹턴 20 . 영화 피아니스트



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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